변호사 ‘GPU 1만장 확보’ 사업자 공모에 네이버·카카오·NHN·쿠팡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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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중 댓글댓글 0건 조회조회 5회 작성일작성일 25-06-27 12:05본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GPU 확보 사업 참여 사업자(컨소시엄) 공모 결과 총 4개 사업자의 제안이 접수됐다고 23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4개 사업자는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NHN클라우드, 쿠팡이다.
GPU 확보 사업은 첨단 GPU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추진된다. 민간 기업이 정부가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확보한 1조4600억원으로 GPU 1만장을 구매하고, 5년간 위탁 운용하면서 기업·연구자 등에게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GPU 자원에 대한 소유권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갖는다. 다만 사업자가 일부 GPU를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e커머스 업체 쿠팡의 지원이 눈에 띈다. 쿠팡은 AI 데이터센터 운영 등 AI 사업에 진출하려고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PU 운용 경험을 쌓아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쿠팡은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 구축 기업 엠피리온 디지털이 서울 양재동에 40㎿(메가와트) 규모로 문을 여는 데이터센터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국가가 보유한 GPU 구동을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쿠팡이 유통업체로 출발해 클라우드 사업까지 영역을 넓힌 아마존의 전략을 따르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초 이 사업은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참여자에게 우선권을 줄 예정이었다. 하지만 센터 사업이 유찰되면서 별도로 추진하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제출 서류의 적합성 검토, 발표 평가, 데이터센터 현장 실사, 사업비 심의·조정 등 절차를 거쳐 다음달 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애당초 김민석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된 것은 의외였다. 내심 윤석열 내란정부의 무도함을 치유할 이상적 인물을 고대한 때문이다. 본인은 억울할지 모르지만 18년 야인 생활과 정계 복귀 이후의 궤적이 석연치 않은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 선호와는 별개로 총리직의 헌법적 무게를 되짚어보면 총리 임명은 서둘러야 한다.
흔히 우리 권력구조를 대통령제로 단정한다. 그리고 쉽게 미국 대통령제를 연상하는 오해를 한다. 그러나 이번 내란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우리 정부 형태는 미국의 경우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는 제헌헌법 이래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혼합한 변형적 권력구조를 채택해왔다.
이승만 제헌의회 의장의 몽니로 내각제가 대통령제로 바뀌었다는 야사에도 불구하고 제헌헌법의 권력구조를 단순히 대통령제로 단정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무엇보다 대통령 선출권이 국회에 있었다. 의회 다수파가 행정권의 수반을 선출하는 건 내각제 아닌가? 심지어 제헌헌법에는 합의체로서 국무원이 헌법상 ‘의결기관’이었다. 국정의 기본적 계획과 정책을 비롯해 대통령이 가지는 권한은 국무원의 의결에 따라야만 했다. 내각 회의체가 의결권을 가지는 건 전형적인 내각제적 요소다. 다만 이승만 대통령은 헌법을 무시하고 미국식 대통령제로 통치한 독재자가 되었지만.
6월항쟁으로 탄생한 현행 헌법도 이전의 제왕적 대통령제 헌법과 외형적으로 유사하지만 그 실질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통령의 제왕적 지위를 박탈한 것이 현행 헌법이다. 따라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총리와 현행 헌법의 총리 또한 헌법적 위상이 같을 수 없다. 독재적 권력구조의 총리가 방탄과 대독에 충실한 장식적 지위였다면 독재 극복적 권력구조의 총리는 민주공화적 지위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이제 총리는 국회와 대통령의 관계를 조율하는 한국형 민주공화제의 핵심이다. 헌법제정권력이 기획한 대로, 총리는 행정부를 구성하는 국무위원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하고,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가 이루어지는 문서에 독자적으로 부서를 해야 하며, 국정 최고심의기관인 국무회의의 부의장으로서 ‘정부 내 협치’의 중심추가 되고,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정부의 2인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헌법은 이와 같은 총리의 헌정적 역할을 고려해 국민대표기관인 국회의 동의를 받게 했다. 역시 총리제를 가지지만 그 임명은 대통령의 전권인 프랑스와도 본질적으로 다른 내각제적 요소가 가미된 권력구조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총리는 제왕적 대통령제 시대처럼 장식물 취급을 받아왔다. 이번 내란 사태에서도 한덕수 총리는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제대로 반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회의 신임을 기반으로 하는 총리직의 헌법적 위상을 무시하고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임명권자에게만 충성하며 정작 국회의 다수파를 무시하는 행태를 서슴지 않은 내란방조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새 정부의 첫 조각이 내란정부 총리대행의 형식적 지위를 빌려 진행되고 있는 것은 헌정 회복의 차원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인수위 없이 출범해 내란 사태로 거덜 난 나라를 신속히 수습해야 할 현실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같은 취지에서, 헌법이 명령하는, 국무회의를 통한 정부 내 협치를 전혀 지키지 않았던 이전 정부와 달리 국무회의를 실질적 공론기관으로 전환시키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노력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내란방조 내각의 국무회의를 통한 공론은 민주정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 헌법이 “15인 이상 30인 이하”로 정한 국무회의의 구성요건을 명실상부하게 갖추는 것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하루빨리 민주내각을 구성해 헌법정신에 맞게 정부 내 협치를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민석 후보자가 하루빨리 임명되어 국무위원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국무회의도 정상화하며, 행정 각부도 총리의 통할 아래 새 정부의 이념과 정책을 집행하게 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무역전쟁, 국지전의 전방위적 확대 등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 현실을 볼 때 대통령 혼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헌법의 권력구조가 정한 대로 총리와 그가 제청해 임명된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을 보좌해 이 난국을 하루빨리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 시대착오적인 내란으로 거덜 난 헌정을 회복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점에서 다소의 아쉬움은 접어두고라도 총리 임명은 아무리 서둘러도 지나치지 않다.
군사 사상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을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적을 굴복시키는 폭력행위”라고 정의했다. 욕망에 기반한 감정을 내세워 적과 아군으로 나눠 싸움을 일으키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아마도 인간 존재는 기본적으로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성의 철학자 칸트 또한 인간의 한계를 직시하고, 국가가 해야 할 최고의 정치적 선은 영원한 평화 수립이라 했으며, <영구평화론>이라는 책을 쓰기까지 했다. 전쟁은 정치적 도구라는 말은 그저 수사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인간의 추악한 모든 면을 발산하는 지옥에 다름 아니다.
분단 80주년, 6·25전쟁 75주년이다. 미국이 기획하고 소련이 묵인한 한반도 분단은 해방과 동시에 이뤄졌다. 제2차 세계대전 후의 국제질서를 모색한 카이로 선언, 얄타 회담, 포츠담 선언에 한반도 백성은 어떠한 발언권도 없었다. 모스크바의 미·영·소 삼상회의에서 결정한 신탁통치안도 우리 의지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났다. 결과는 남북한 사망자 약 300만명, 부상자 약 500만명, 이산가족 1000여만명이었다. 정전 후 남북은 군비를 확장하고, 여전히 100만명 이상의 군인을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이 전쟁으로 냉전은 심화되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무장을 가속화시켰다.
6·25전쟁에 대한 원인 분석은 각양각색이다. 남북한은 각각 남침·북침을 주장하고, 학자들은 미·일 강화조약 및 반공동맹 견제와 세계 적화를 위한 스탈린의 결정이라는 전통주의, 북한의 남침을 유도한 미국의 전략이라는 수정주의로 나뉘었다. 북한·중국·소련의 공모였다는 신정통주의, 조선시대부터 쌓여온 계급갈등이 표면화되었다는 신수정주의도 있다. 이는 관련국들의 자료가 점차 공개되면서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대체로 미·소의 냉전, 한국 내부의 좌우 대립, 정책 결정자들의 오판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복합적 성격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분단과 정전 후 남북한은 각자의 길을 갔다. 남한은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독재와 군사정권, 민주주의의 길을 걸어왔다. 북한은 사회주의를 선택하고 권력 세습국가로 가고 있다. 한국 사회는 흡사 1954년 발표된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 대왕>의 풍경을 보여준다. 핵전쟁 후 무인도에 불시착한 소년들이 벌이는 사회상이다. 등장인물이 보여주는 민주주의의 가치 수호에 대한 권력지향 본능의 폭주, 이성과 문명을 향한 야만과 광기의 대립, 무지와 맹목성을 계몽하고자 하는 선지자적 열정 등은 마치 전후 이 나라의 모습을 예견한 것 같다. 그리고 여전히 거대한 불안이 한반도를 덮치고 있음을 느낀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이스라엘·미국의 이란 폭격은 세계가 무정부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 약육강식 세계는 고슴도치처럼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지킬 수밖에 없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냉전은 이념이 문제였지만 이제는 실리라는 이름의 욕망 외에는 없다. 불타나 묵자처럼 세계 연결성을 강조하는 것보다 헤라클레이토스나 헤겔처럼 세상을 대립·투쟁 관계로 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리 비싼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고 한 말에 공감한다. 우리가 더 자유롭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 근본 모순인 남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새 정권이 종전·평화 협정 체결을 한다면 역사적 업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쟁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미국과 러시아에 분단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그들이 우리를 맘대로 유린했어도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면 어떻게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국제적 패싸움의 대리전으로 남북한 모두 희생양이 되었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우리 자신이 먼저 북한을 감싸안을 수 있는 도량을 갖춰야 한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설사 통일이 되어도 마음의 분단은 여전할 것이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대의를 명확히 세우고, 구체적인 한반도 평화 로드맵 위에 국민들도 직접 참여해 오랜 아픔을 함께 치유했으면 한다. 이제 남북의 우리가 결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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